OPEN NOTE 열린옷장 생각노트


수트토크나 자신의 표현 수단 혹은 누군가의 소망, 넥타이

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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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질끈 넥타이 매고 치열한 하루 보내셨나요? 아니면 어설프게 처음 매본 넥타이가 이게 맞는 건지 싶으신가요?

언제 매도 갑갑해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풀어헤치게 되는 넥타이

이토록 불편한 넥타이가 언제부터 착용하게 되었는지 도대체 왜 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 않으신가요?

오늘 저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넥타이가 알고 보면 아주 아름답고 거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 여러분께 넥타이의 기원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해요


넥타이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무려 1618년 프로테스탄과 가톨릭의 충돌이였던 유럽 30년 전쟁 때로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용병으로 고용했던 붉은 천을 목에 두르고 전장을 누볐던 용맹한 크로아티아 기병대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들은 왜 붉은 천을 목에 두르고 전장에 나갔을까요? 

크로아티아에선 목에 '붉은 천을 단단히 묶으면 마귀가 몸에 침투하지 않는다' 라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통으로 전장에 나가는 병사의 아내가 꼭 전쟁에서 승리해 반드시 살아 돌아오라는 간절한 염원으로 목에 붉은 천을 매어주었다고 하네요

참 아름답고 가슴 아픈 이야기 아닐 수 없네요




다행히도 1648년 30년 전쟁은 끝나고 프랑스 파리에서 거대한 개선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당연 크로아티아 기병대도 참가하여 말을 타고 화려한 복장과 목에는 붉은 천으로 두르고 개선 행진을 하며 영광스러운 영웅으로서 프랑스 시민들과 루이 14세 앞에 섰죠


화려함을 좋아했던 루이 14세는 이 붉은 장식에 매료되어 자신의 친위대 병사들에게도 붉은 천을 매도록 지시했고,

이 붉은 천을 크로아티아 장병을 뜻하는 '크라바트'(cravat)라고 칭하여 하나의 패션으로 즐겼으며 귀족들과 부유한 시민 들을 중심으로 1600년대 유럽 전역으로 하나의 유행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이렇게 목에 천을 매는 스타일은 18세기까지 군인들의 군복으로 정착되어 나중엔 대중들에게도 점차 확산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으로 신분제가 폐지되던 때 옷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크라바트도 좁고 긴 형태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유행은 19세기에 들어서 패션의 주류가 영국으로 옮겨가면서 프랑스에서는 크라바트라고 칭했던 목에 두르던 천이 

영국에선 '넥타이'(neck tie) 라는 용어로 불리고 그 모습도 다양하게 바뀌게 됩니다


1850년대에는 크라바트에 매듭 부분만 강조한 '보타이'(bow tie) 일명 나비넥타이가

1870년대에는 스카프처럼 폭이 넓은 '아스코트 타이'(ascot tie) 등장하고

1890년대에 이르러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넥타이가 등장하며 길이가 주먹의 4배이다는 의미의 '포인핸드 타이'

(four-in-hand tie)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넥타이는 군인의 복장에서 시작되어 남성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요

19세기에 들어서는 여성 해방운동과 함께 남녀평등을 상징과 여성의 자아해방을 선언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답니다



또한 현대의 정치인들은 넥타이 색상을 통해 냉철한 이성과 신뢰감을 표현하거나 자신의 애국심이나 정열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 상장 행사 때 붉은 계열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을 불문율로 여기기도 하는데요 

붉은 색상이 주가 상승을 상징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 6월 민주항쟁 때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이 되면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사무직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시위대에 합류한 모습을 본 어느 기자가 넥타이부대로 표현하면서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넥타이라는 상징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넥타이는 때로는 명예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때로는 누군가의 안녕을 위하여 현재는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표식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문학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단 하나의 장식품은 넥타이다' 라고 표현했고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오스카 와일드는

'잘 맨 넥타이는 인생에 있어 성실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행위' 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긴 역사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넥타이, 

누군가의 열정과 가치관 그리고 자기 표현 혹은 소중한 사람의 안녕과 무사기원의 소망 까지


어쩌면 전쟁과 같은 치열한 현대인들의 삶 속에 스스로에게 거는 작은 소망 끈 아닐까요?

오늘은 소중한 사람의 넥타이를 매어주거나 스스로 넥타이를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요?

저는 오늘도 힘껏 넥타이 졸라매고 한걸음 걸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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