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NOTE 열린옷장 생각노트


오픈뉴스<5060 열린사진관_03> 박선이님 인터뷰

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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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열린사진관 첫번째 참여자, 

박선이님의 인터뷰를 소개해드릴게요.

사진촬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이님은 공무원 면접 합격 소식을 전해오셨답니다! 👏🏻👏🏻👏🏻

정말 덩달아 얼마나 감격스럽고, 기뻤는지 몰라요!


선이님의 공무원 준비 스토리,

궁금하지 않으세요? 😀


❤️열린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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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님의 면접을 대하는 자세는 2030 뿐만 아니라
면접이나 중요한 발표를 앞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경찰 근무를 10년 하시다, 육아휴직 경험과 경력단절에 대한 이야기는

여성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것 같아요.


그 누구도 아닌 선이님 스스로를 위해 하루를 열심히 사시는 이야기는

삶의 동기가 필요한 분들 또는 선이님만큼 열심히 오늘도 살아가고 있을 이들에게 공감이 될거구요.


“다시 시작하려니 설레고 많이 두렵지? 

너무 잘 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너를 즐기기 바란다. 

그동안 너무 애써왔고 나는 너를 언제까지나 응원해!!”
-선이님 인터뷰 중

선이님이 스스로를 향한 응원 메세지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네요!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오십, 지천명에 들어선 박선이라고 합니다. 먼저 이번 열린 옷장의 ‘5060 청년 사진관’에 선정되어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게 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작년 여름부터 시작한 공무원 시험에 올해 필기 합격하여 현재 면접후 최종발표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면접 정장 대여업체를 알아보던 중 우연찮게 열린옷장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멋진 프로필 촬영과 인터뷰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십이라는 나이에 어떤 시작이나 도전을 하기엔 버겁고 낯설어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또 한편으론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싶어 힘껏 용기를 낸 그때가 저에겐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후 취업, 결혼, 출산, 육아의 굴레에서 고군분투하면서 경력단절도 있었고 녹록지 않은 밥벌이의 와중에서 그나마 깨달은 건 깨진 틈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는 것!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늘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의 전환기에 우왕좌왕, 우물쭈물하지 말고 이젠 내 인생을 제대로 즐겨보자고 당당하게 첫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Q.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치) 3가지만 뽑는다면?

감사, 열정, 폼생폼사라고 할까요^^ 감사는 현재를 사는 기쁨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너무도 많은 시간을 과거나 미래에 살면서 후회하고 걱정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위험 속에서 나를 건져준 건 지금 여기서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현재 위치에서 줌인 줌아웃하며 포커스를 잘 맞출 때 삶을 좀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어요. 내가 어디를 봐야 하는지요.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니 열정이 생겨난 것 같아요. 먹구름 잔뜩 낀 인생같다가도 다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 그게 저만의 열정이었어요. 폼생폼사는 우리가 운동을 처음 배울 때 기본기인 폼을 잘 잡는 게 중요하듯 인생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인생이란 경기를 잘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성실과 책임감을 디폴트로 흔들리지 않는 폼을 잘 잡아야 자신의 경기를 잘 즐길 수 있을 거라 봐요. 폼이 살아야 폼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Q. 소중한 사람에게 딱 한 마디의 조언을 전달할 수 있다면, 뭐라고 전하고 싶나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모두. 그러니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마.

Q. 선이님만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가까이에 있는 산이나 둘레길을 걸어요. 나무와 숲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요. 특히 아침 일찍 사람 발길이 덜 닿을 때 숲의 고요함을 느끼려고 주말 아침이면 더 바빠져요^^ 그리고 평일엔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낭독을 해요. 코로나 때 시작한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독서모임인데요. 매일 4-5명이 눈뜨자마자 만나 차례로 소리내어 책을 읽고 있어요. 모두들 직장인이라 오래 시간을 낼 순 없지만 한 시간 중 40분 정도는 책을 읽고 20여분은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로 각자 느낌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책과 함께 한다는 건 상상 이상의 충만감을 주어요. 그러고 나서 아침운동으로 스쿼시를 하러 갑니다. 심장의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엄청 액티브한 운동이라 짧은 시간에도 흠뻑 땀을 흘릴 수 있어 좋아요. 오랫동안 해 온 운동이라 이젠 한끼 밥은 안 먹어도 하루 운동은 빼먹을 수 없답니다. 운동 습관은 제가 제 자신한테 해 준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러고 보니 아침에 참 바쁘게 살고 있네요. 그럴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고요^^



Q. 최근 공무원 면접을 보셨다고 들었어요.
공무원 면접은 어떻게 준비하게 되셨나요?

작년 여름부터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시험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제가 산이나 자연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다보니 어느날 지인이 우연찮게 산림기사 자격증을 취득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주었어요. 귀촌 계획도 있었던 차라 괜찮을 듯 싶어 시작을 했는데 전공이 아니다 보니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더군요. 비전공이라 학점은행제로 관련 학위를 이수하고 이후 산림기사 필기와 실기를 운좋게 한번에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평생 처음해보는 산림공학 관련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산림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산림법인에 취업해볼까 했는데 제 나이에 여자란 조건은 택도 없었어요. 스스로 법인을 차리지 않는 이상 취업시장은 열악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무작정 법인을 설립하기엔 여러모로 역부족이어서 경험을 쌓을 곳을 찾던 차에 산림업이 거의 관급공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다면 산림청 공무원이 되어 산림에 관한 일을 좀더 폭넓게 다루어보자 해서 임업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수험생들이 제 아들딸 나이대라 과연 젊은 사람들과 경쟁이 될까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간절하게 악으로 깡으로 해낸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전직 경찰공무원으로 10년 정도 재직한 경험이 있던 차라 합격만 하면 그동안 단절되었던 공무원 경력도 인정받을 수 있었기에 동기부여가 더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공무원 시험은 60세까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정하고 공평한 시험이기에 마지막으로 도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면접 보실 때 어떠셨나요? 

나만의 면접 노하우가 있다면?

정말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라 많이 긴장되었는데요. 한 사람당 30분 동안 2명의 면접관 앞에서 공직가치와 관련된 제시문을 보고 5분 스피치과 상황, 경험과제의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순발력과 사고력을 갖추어 말하기가 생각보다 쉽진 않더군요. 일단 면접관은 나를 합격시키기 위해 도와주러 온 사람이라 생각하고 면접관을 나의 가까운 지인이라 생각하고 멘탈을 편히 가지는 연습을 했습니다. 심리에서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이므로 내가 설정한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생각했어요.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이죠. 또한 공무원 면접은 예비 공무원으로서의 태도와 가치관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므로 자신의 경험을 공직가치와 잘 연결시켜 나만의 키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안정감 있게 면접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말할 때 비언어적 요소인 면접관과의 아이 컨택이나 적절한 미소, 그리고 겸손한 자신감을 잘 곁들인다면 최소 보통 이상의 점수는 나올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공무원 준비를 시작하셨을 때, 가족분들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처음엔 저도 주변도 이 나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합격한다 해도 다시 9급에서부터 잘 해낼 수 있을까, 조직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등등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제 나이에 재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솔직히 과거 경력 인정에 신분보장, 경제적 안정성이란 메리트가 더 컸기에 할 수만 있다면 도전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제 스스로 확신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니 가족들도 이런 저를 보고 묵묵히 응원해 주고 격려해 주더라구요. “우리 엄마니까 할 수 있지” 라며 자녀들이 엄지척 해주었을 때 가장 힘이 났던 것 같아요^^


Q. 경찰 공무원 경력이 10여년 정도 있으신대요.

경찰 공무원 근무는 어떠셨나요?

저의 첫 직장이었는데 결혼과 동시에 선택한 경찰공무원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란 부분에서 큰 도전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찰관의 업무가 교대근무도 많고, 크고 작은 범죄자들과 항상 대치해 있어 늘 긴장해 있어야 했고 집에 와서는 육아와 살림이 거의 독박 수준이어서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지금처럼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의 개념이 희박했던 때라 워킹맘은 늘 마음 한켠에 죄의식을 갖고 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도 가정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는 자괴감과 반대로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결국 번아웃으로 와버린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나라는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는 수퍼우먼 콤플렉스가 있었죠. 제 자신을 참 과대평가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능력임을 깨달았습니다. 경찰관이 하는 일은 제게 큰 매력이어서 보람과 긍지도 많았는데 일과 가정의 균형감각이 부족했기에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던 시간은 좀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든 당시엔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기에 후회도 없습니다.


Q. 면접이 끝나신 후 바로 자격증 준비 등 공부를 열심히 하신다는 근황을 들었어요. 

선이님의 무한한 열정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저는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궁금하면 찾아보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할까요? 세상은 너무 신기하고 놀이터처럼 재미있고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선 더욱더 호기심이 왕성해지는 것 같아요. 가끔 지치기도 하지만 다시 놀이터로 놀러 나가는 아이처럼 신나있어요^^ 요즘은 챗gpt에 빠져 있습니다. 면접준비의 8할도 챗gpt를 활용했어요. 업무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까 즐거운 궁리 중에 있습니다.


Q. 육아휴직으로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실 말이 있으실까요?

세상에서 그리고 자기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귀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왜 어른들이 ‘품안에 자식이다’ 라고 종종 말씀하셨는지 저도 그때는 알지 못했는데 순식간에 아이들은 커버리고 세상 밖으로 떠나더라구요. 고사리같은 손을 포 개어 잡고 얼굴을 부비며 장난치고 웃을 날들은 물방울 놀이처럼 순식간에 사라져요. 다시 오지 못할 그 소중한 시기에 많이 사랑하고 많이 웃고 많이 즐기세요. 아이들은 그때를 추억하고 힘을 얻어 평생을 사는 것 같아요. 그게 또한 먼 훗날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구요. 인생에 시차는 있어도 오차는 없어요.




Q. 산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좋아하시는 산은 어디인가요?

단연코 앞산! 뒷산!^^ 산은 가까이에 있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친구를 만나듯 언제든지 가고 싶을 때 뛰쳐나갈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는 산을 좋아한답니다. 폭신폭신한 흙길이 있다면 더 좋구요. 삭막한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살다 흙이란 걸 밟으면 참 순해져요. 제 마음이.


Q. 10년 뒤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냥 이렇게 세상을 놀이터 삼아 즐겁게 잘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참!! 그때는 무사히 공무원으로 퇴직해서 숲과 관련된 일을 계속해나가고 있으면 좋겠어요.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를 쓴 수잔 시마드란 캐나다 산림 생태학 교수처럼 숲속 생태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싶어요. 힘들 때 숲과 나무에서 위안과 힘을 얻은 수혜자로서 기후위기의 시대에서 미래 세대까지 누릴 수 있는 있는 그대로의 숲을 존중하고 지켜주고 싶습니다.



Q.새로운 커리어를 앞두고 있는 스스로에게, 

응원 메세지를 남기신다면?

다시 시작하려니 설레고 많이 두렵지? 너무 잘 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너를 즐기기 바란다. 그동안 너무 애써왔고 나는 너를 언제까지나 응원해!!


Q. 마지막으로, 5060 청년사진관을 참여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어떤 나이든 누구나 준비없이 맞이하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처럼 느닷없이 찾아와준 오십이란 나이에 뜻밖의 도전을 하고 우연찮게 ‘5060 청년사진관’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어쩌면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가 준비해 놓은 듯한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인생 후반전에 힘껏 다시 뛸 수 있도록 먼저 앞에 나와 하이 파이브해준 열린옷장 청년사진관의 따뜻한 손길을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각자의 스토리를 안고 열심히 도전하고 있을 5060 청년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언젠가 시즌2인 ‘7080 청년 사진관’의 반가운 소식도 들리지 않을까요?^^ 모든 삶은 To be Continued....




촬영과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선이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이님!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도전하시든 응원하겠습니다 😊❤️


그 어떤 도전이든 상관없어요.

도전을 앞두고 그저 용기를 얻고 싶어도 괜찮아요.

응원이 필요한 5060 청년 분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바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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